정책개발성명서·미디어 논평

[MBC노조 성명] 결국은 어이없는 오보..이용주 기자와 관련자들 책임져야

• 글쓴이: 공정언론  
• 작성일: 2024.02.08  
• 조회: 637

[MBC노조 성명] 결국은 어이없는 오보..이용주 기자와 관련자들 책임져야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3.1절 가석방 명단에 포함됐다”는 내용의 그제 MBC 뉴스데스크 보도는 하루 만에 오보였음이 드러났다. 이용주 기자는 어제 뉴스데스크에서 또 무려 2분 30초씩이나 긴 리포트로 자신의 보도가 틀리지 않았다고 주절주절 해명했지만, 간단히 말해 정부가 최은순 씨의 가석방을 추진한다고 보도해서는 안 되는 단계였다.


이 기자는 전날 논란이 된 정부관계자의 실체에 대해 교정당국 관계자라고 밝히면서 서울 동부구치소 측이 지난달 12일 ‘가석방 예비회의’를 열어 2천 명 가운데 대상자 50명을 선발했고 최 씨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최 씨의 ‘처우등급’이 두 번째인 S2 등급이라는 전문적이고 상세한 내용까지 덧붙였다. 자신의 취재가 꼼꼼했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이같은 구체적 명칭과 숫자 같은 팩트의 나열이 가짜뉴스에 동원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이 기자는 이렇게 최은순 씨의 가석방 여부가 초기인 구치소 단계에서 논의됐다는 사실을 무려 7문장에 걸쳐 길게 소개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정부가 가석방을 추진 중”이라는 전날의 단정적 보도를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일반적으로 언론이 ‘정부’라고 하면 대통령실이나 최소한 정부 부처를 지칭하지 경찰서나 소방서, 구치소 등 일선 행정기관 단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구치소의 보고서나 회의결과를 ‘정부의 정책’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어제 보도로 이 기자가 첫날 보도에서 중요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해 시청자들을 우롱했단 사실이 드러났다. 이 기자는 첫날 보도에는 ‘동부구치소 예비회의’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 장모가 3.1절 가석방 명단에 포함됐다”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해 “법무부가 이달 말 대상자 명단을 검토할 것이고, 확정되면 29일 출소한다”라며 시청자들에게 최 씨의 가석방이 마치 법무부 최종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을 줬다. 이런 목적으로 ‘동부구치소’ 얘기를 일부러 뺐으며, 이는 시청자를 기만하려는 의도였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굳이 보도하려거든 ‘동부구치소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는데, 법무부가 앞으로 어떻게 결정할 지 관심이다’라는 정도로 보도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이 기자는 또 “법무부에 대한 취재도 없이 보도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어제 뒤늦게 나선 듯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법무부가 답을 안 했다”며 마치 법무부가 무엇을 감춘다는 인상을 줬다. 애초에 법무부에 가석방 검토 여부를 취재했다면 보도 자체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일선 기관인 동부구치소 측만 취재한 상태에서 보도한 것은 오보여도 상관없다는 식의 ‘미필적 고의’ 보도였던 셈이다.


게다가 어이없게도 이 기자는 “구치소 측이 제출한 심사 대상자 명단을 법무부가 넘겨받았다”고 보도해놓고선 법무부에 명단 접수 여부를 질의하는 앞뒤가 안 맞는 행태를 보였다. 이 기자는 구치소가 작성한 명단을 법무부에 넘겼다는 사실만을 들어 ‘정부의 가석방 추진’이 사실이고, 자신의 보도는 오보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듯하다. 무슨 해명을 하든 가석방 선정 주무 기관인 법무부에서 아직 검토도 안 한 사안을 “정부가 추진 중”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상식과 양심을 갖춘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


이 기자의 이틀간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렇다. 정부 관계자는 일선 구치소 관계자이고, 윤 대통령 장모가 포함됐다는 가석방 대상자 명단은 구치소가 만든 명단이었고, 가석방을 추진한다는 정부는 동부구치소였던 것이다.


이용주 기자 본인 뿐 아니라 MBC 뉴스 자체를 수치스럽게 만든 기만적 뉴스였다. 이 기자는 취재된 내용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숨겨서 오해를 유도했고, 법무부의 입장도 안 듣고 오보를 불사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 무엇보다 ‘6개월 복역했는데... 가석방 추진’이라는 제목에서 보이듯 정치적 비방 의도가 농후한 리포트를 만들었다. 이 기자뿐 아니라 이를 거르지 않고 동조한 임영서 국장과 김희웅 정치팀장 등도 함께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2024.2.7.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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