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데스크는 방심위의 MBC 중징계에 대한 반박 입장을 자세히 보도하면서 문제의 윤 대통령 뉴욕 발언을 다시 한번 들려줬다. 대부분 시청자들에겐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소음’에 불과했을 것이다. MBC는 이번에는 아무런 자막을 달지 않았다.
그렇다.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다. 제대로 안 들리는 불확실한 발언에 임의로 ‘바이든’이란 자막을 달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미국)’이란 자막을 달아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설마 ‘권력이 재갈을 물려서’ 라고 항변하고 싶은가? 원래 바이든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바이든이라고 써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결국 MBC도 바이든 자막을 포기한 것 아닌가? 이제 바이든이라고 우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부인하고 법원도 그렇게 판결했으니 말이다. 그러면 이제 오보를 인정하고 법원 판결대로 정정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MBC는 어제 뉴스데스크와 오늘 뉴스투데이에서 마치 MBC만 표적이 돼 최고 수준의 중징계를 받았다는 듯 억울함을 드러냈다. 왜 MBC만 최고 수준의 중징계냐고? 가장 앞장서서 정권을 무너뜨릴 것 같은 기세로 가장 적극적이고 집요하게 문제 삼을 때는 언제고 인제 와서 ‘왜 나만 그래?’라는 식으로 피해자 흉내를 내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어제 방심위는 MBC뿐 아니라 YTN과 JTBC, OBS에 대해 법정 제재를 내렸고, KBS와 SBS, TV조선 등은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그중 MBC가 최고 수준의 징계를 받은 것은 맞는다. 최고로 잘 못 했기 때문이다. 있지도 않은 내용을 자막으로 내보내 시청자들을 오도했고, 잘못된 내용을 이간질하듯 미국 측에 공식 질문해 우방과의 관계에 흠집을 내려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정보도를 명령한 법원의 판결에도 오보를 정정하지 않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수준의 징계와 벌점을 받아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해놓고 이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는 것은 모순이자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앞으로 국내 언론사들이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에 ‘바이든’이라고 자막을 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보이기 때문이다. 어제 뉴스데스크처럼 MBC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MBC는 결국 관련 보도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정정보도를 할 것이다. 또한 끝까지 사과 대신 고집부리기를 택해 회사를 위기에 빠뜨린 책임자들은 합당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바이든 조작 보도’는 언론의 자유 문제도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도 아니다. 그저 정치적 선입견이 가져온 질나쁜 오보 사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잘못이 드러났음에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떼쓰기에 불과하다. 그 결과 회사는 경험해본 적 없는 재허가 위기에 몰렸다.
이 참에 냉정하게 한번 생각해보자. 일부 비속어가 포함된 대통령의 사담이 이렇게 난리를 칠 일이었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면 지금의 MBC 보도 책임자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달려들었을까?
2024.2.21.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