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혀 헛웃음만 나올 지경이다.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각 당의 움직임을 전하는 뉴스를 제작하면 어떤 내용을 담는 게 공정하겠는가? 각 당이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는 게 상식 아닌가? 그런데 MBC 뉴스데스크는 국민의힘 소식을 전하면서 민주당 등 야당의 공세를 강조하는 어이없는 뉴스를 내보냈다.
조희원 기자는 여권의 움직임을 전하는 [“이재명 반면교사 삼아야”..“민심 악화 용산이 풀어야”] 리포트에서 인요한 선대위원장의 입을 빌려 이종섭 대사 임명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어제 인 위원장은 지원유세에서 이재명 조국 심판 문제, 의대증원 문제 등 다양한 발언을 했는데, 조 기자는 굳이 이종섭 관련 발언만 소개했다. 또 여당 내부의 대통령실 해명 요구 목소리 등 파열음을 부각시키면서, ‘대파 875원 논란’을 빼놓지 않고 다시 소환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보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타사와 비교해보자. KBS는 마찬가지로 여권의 움직임을 전하는 보도에서 수도권 표심 공략과 이재명*조국 심판 호소에 대해 보도했다. 또 SBS는 여권의 수도권 표심공략, 교통격차 해소,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 등 ‘여권이 하고자 하는 말’을 충실하게 전했다. MBC만 이상했다. 선거국면인데 MBC는 여권 소식을 전하면서 야권의 공격 포인트를 한번 더 강조하는 기회로 악용하는 참으로 못된 시도를 한 것이다.
그러면 MBC가 야당 소식은 어떻게 전했을까? 정권을 심판하자는 이재명 대표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전하면서, ‘대파 논란’을 또 한 번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25만원 지급과 출생기본소득 등 민주당 정책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도 검찰청을 기소청으로 전환하는 내용 등을 전했다. 야당에 불리한 내용은 한 마디도 없었다. 여당 보도와는 어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이런 식으로 편파적인 내용을 전하면서 기계적 균형을 갖췄다고 주장하려는가?
뉴스데스크는 이밖에 어제 다른 리포트에서 의정갈등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했고, 보훈부장관 출신의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홍범도 흉상 이전’에 반대했다는 소식도 잊지 않고 혼자만 보도했다. 방향성이 참 탁월하다.
MBC는 전날에도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하이킥’을 진행하는 권순표 씨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인터뷰에서 여당에 불리한 질문만 끊임없이 해대다가 “왜 지지율 떨어뜨리는 질문만 하냐”는 나 후보의 항의를 받았다. 생방송 중 나온 이례적인 일인 만큼 각 언론이 이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권순표 씨의 편파성이 확인된 치욕스러운 사건이었다.
권순표 씨만의 문제가 아님이 어제 뉴스데스크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이재명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조국과 함께 호흡하는지. 뼛속까지 충실한 야권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는 그들의 모습에 진저리가 쳐진다. 결국 그 책임은 조만간 MBC 구성원 모두가 덩달아 함께 지게 될 것이다.
2024.3.28.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