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 지도부가 총선 격전지인 부산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를 보도하는 부산MBC의 태도는 정말 이상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월 21일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MBC 류제민 기자는 뉴스데스크 리포트에서 2분에 걸쳐 조국 대표의 주장을 자세히 보도했다. 조 대표의 육성을 기자회견과 단독 회견까지 합해 네 차례나 방송했다. 기사 내용도 거의 조국혁신당 주장 일색이었다. 조 대표가 균형발전 특별회계 예산 증액을 공약하자, 최근 10년간 예산 비율이 감소했다며 보완 설명까지 했다.
심하기는 했지만, 선거 유세 보도는 각 정당 주장의 핵심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형평성과 중립성이다. 야당 기사를 선거광고처럼 보도했다면, 여당 기사도 그렇게 보도했어야 한다. 불행히도 부산MBC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3월 25일, 민주당 지도부가 부산에 왔다. 부산MBC 김유나 기자는 무려 1분 45초 동안 김부겸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유세 소식을 전했다. 거리 인터뷰와 단독 회견 발언을 세 번 방송했다. 그게 끝이 아니다. 같은 시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양산에 지원유세를 왔다고 방송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일 부산에 온다는 예고 기사를 16초 붙였다. 일종의 포석이었던 것 같다.
3월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MBC는 이번에는 여야를 섞어서 보도했다. 김유나 기자는 한동훈 위원장의 유세를 25초 보도하더니, 전날 이재명 대표 유세로 넘어가 32초를 할애했다. 다시 한동훈 위원장 유세를 28초 보도하고, 또다시 이재명 대표 유세 화면과 김부겸 위원장 방문 예고를 전했다.
그날 부산에 온 사람은 한동훈 위원장인데, 그 소식은 1분 50초 리포트 중 절반도 되지 않았다. 형평성 위반이 아닐 수 없다. 리포트 전체를 할애했던 조국 대표는 물론 김부겸 위원장의 부산 방문만큼도 기사 비중을 할애하지 않았다.
선거방송심의규정은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후보자와 정당에 대하여 실질적 형평의 원칙에 따라 공평한 관심과 처우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부산MBC가 이를 위배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
2024년 3월 31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