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뉴스데스크는 윤석열 대통령 담화의 해석을 놓고 어느 대목에 방점을 찍을 것인지 논란이 있다면서 전날의 의도적 왜곡 보도를 희석하려 하였다.
뉴스데스크 리포트 제목부터 ⌜..“또 듣기 평가하나”⌟였다. MBC가 잘못 해석한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 말한 것처럼 몰고 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어제 아침 조간에 “2천 명 절대 수치 아냐” “2천 명 첫 협상 시사”라는 제목을 단 신문이 있고, “기득권에 굴복 않겠다” “설득은 없었다”라고 제목을 단 신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언론사들의 해석도 달랐으니 MBC만 잘못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MBC가 소개한 그 어떤 신문도 그제 MBC처럼 ‘협의의 여지가 없다’고 보도한 곳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월 1일 의료개혁 담화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천 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합니다. 더 타당하고 합리적이고 방안을 가지고 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협상을 요청하면 논의할 수 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대통령실은 또, 그제 KBS 7시 뉴스와 어제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2천 명은 절대적 수치가 아니다”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뜻을 전해 대통령 발언의 해석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사실 보도는 들은 대로 담담히 팩트를 적고 불분명한 부분은 다음날 추가 취재해서 보도하면 된다. 가장 안 좋은 것이 추측성 보도와 단정적 보도로 시청자에게 혼동을 주는 오보다.
대통령 담화에 분명히 협상 여지와 증원규모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는 부분이 있었고, 저녁 7시 KBS에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유권해석을 했다면 이 부분을 그대로 전달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데 그제 MBC 뉴스데스크 보도는 “2천 명은 최소한의 증원규모라고 못 박았다. 협의의 여지, 틈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아 보인다”라고 단정적인 언어로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왜곡해 추측성 보도를 한 것이다. ‘못 박았다’라는 표현과 ‘전혀’라는 단정적 표현은 윤 대통령의 뜻을 아전인수격으로 곡해하여 오보를 낸 것임을 반증한다.
불분명하면 굳이 해석하지 않고 더 취재해서 명확히 보도하라고 MBC의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준칙⌟ ‘진실성’ 부분에 나와 있다.
이 사규에는 “취재 제작의 전 과정에서 취재 내용의 사실 여부를 의심하고 검증하며, 주관적인 편견, 감상, 주장, 단정은 배제한다”라고 적고 있다.
제발 방송강령 앞에서 자숙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반성 없는 MBC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
2024.4.3.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