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공감터] 정진석이 누구예요?
MBC 뉴스데스크를 본 시청자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뭐하던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일반 시청자들이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닌데 정진석 비서실장 내정자에 대해 얼마나 알겠는가?
MBC는 다짜고짜 정 내정자에 대해 앵커멘트에서부터 ‘원조 친윤’을 앞세웠다. 온라인뉴스 제목은 [새 비서실장에 ‘친윤 핵심’ 정진석]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선의 주안점을 소통이라고 강조했는데, MBC는 민주당이 내세운 ‘친윤 프레임’을 앞세워 “협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어깃장부터 놓고 나선 것이다.
정진석 비서실장 내정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충남에서 5선 의원을 지냈고, 국회부의장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을 거친 정치인으로 당*정 국회에 두루 경륜을 갖춘 인물이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이 정도는 소개해 주는 게 기본이다. 다른 지상파 언론은 이런 기본을 지켰다.
MBC 보도는 이런 기본적 정보 대신 ‘망언제조기’ ‘박수현에 패배’ ‘노무현 비방 발언으로 1심 징역 6개월’ 등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었다. 결국 친윤 인사로서 기대할 것 없다는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한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소통을 강조하면서 비서실장을 직접 소개하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타사는 모두 ‘소통 의지’를 앞세워 별도 리포트로 다뤘다. 그런데 MBC는 무슨 생각인지 정진석 내정자 발표 리포트에 이어 느닷없이 이재명 대표와의 실무회담 연기 소식을 다룬 뒤 윤 대통령의 질의응답 소식을 전했다. 대통령은 소통을 강조하고 싶은데, 소위 공영방송이 굳이 이상한 편집으로 이 내용을 가능한 뒤로 미뤘다. 기이하다.
더 큰 문제는 MBC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부를 대하는 태도가 극명하게 선택적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2기 청와대 출범을 다룬 2019년 1월8일 뉴스데스크는 노영민 실장의 경우, “노 실장의 취임 일성은 ‘경청’이었습니다.”가 첫 문장이었고, “대통령의 곁을 지킨 최측근이지만 소통을 강조하면서 몸을 낮췄습니다”였다. 아름다운 평가들이다. 심지어 야당 평가는 포함도 안 했다. 전날인 1월 7일엔 노영민 실장에 대해 “2기 실장 핵심 과제가 경제와 한반도 평화구축인데, 노 대사가 국회 산통위원장과 주중대사를 지내 적격”이라고 했다. 이 리포트에도 야당의 평가나 부정적 언급은 없었다.
노영민 전 실장이 현 여당 인사였다면? MBC는 아마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카드결제기까지 동원해 책값을 받은 노 전 실장의 장삿속을 소개했을 것이다.
MBC 뉴스를 보면 누구는 ‘우리 비서실장’이고 누구는 ‘너희 비서실장’인 듯하다.
2024.4.23.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