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탄압을 돌아보지 않았다
MBC노조는 2018년 국경없는기자회에 편지를 보냈다.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의 극악한 탄압이 일 년 넘게 자행돼온 시기였다. 탄압에 맞서기가 너무 힘들어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다.
더구나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2018년 크게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현실을 외면한 행동은 황당함을 넘어 피해자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겼다.
MBC노조는 국경없는기자회에 보낸 편지에서 문재인 정권이 MBC를 장악한 폭압적인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는 민주당이 작성한 사전 계획과 거의 비슷했다고 폭로했다.
그렇게 MBC 경영진을 교체하고 최승호 사장이 임명되자 언론노조원들이 보도국으로 몰려가 일하고 있던 기자들을 밖으로 몰아냈다. 언론노조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MBC 기자 80여 명 대부분이 그날 이후 지금까지 뉴스 제작 업무에서 배제됐다.
징계 대상으로 찍힌 기자들은 조명창고에 들여보냈다. 특파원들도 모두 소환해 숙직실이었던 방에 대기시켰다. 전임 보도본부장과 시사제작국장은 색인을 붙이고, 경영국장은 주차권을 팔고, 편성국장은 음반 가사를 받아적었다. 평사원들이 받은 모욕과 따돌림은 그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경영진과 언론노조가 MBC정상화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언론노조 기자가 비언론노조 기자들을 소환해 앉혀놓고 왜 불공정 보도를 했느냐고 추궁했다. 감사국도 나서 표적 조사를 했다. MBC노조가 국경없는기자회에 편지를 보낼 때까지 14명이 해고됐는데 11명이 언론노조 파업 불참자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권의 선전도구 같은 방송을 했다. 뉴스에서 정권 핵심부에 대한 비판이 사라졌다. 정권에 불리한 기사는 축소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MBC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국경없는기자회가 한국의 언론자유가 신장됐다고 평가한 것은 잘못된 정보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부정확한 평가는 탄압받는 한국 언론인들의 가슴에 칼을 꼽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MBC노조는 국경없는기자회에 한국 언론 상황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평가를 부탁했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국경없는기자회 본부에 편지를 보내고 홈페이지에 게재했으니 담당자들이 안 읽어봤을 리 없다. 세계 언론자유 신장에 기여한다는 사람들이 그때 왜 그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한국언론의 현장을 찾아와 어떤 일이 벌어져 왔는지 확인하기 바란다. MBC에서는 2018년의 탄압 상황이 사실상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것을 보고도 문재인 정부 때 언론자유가 신장됐고 현 정부 들어 후퇴했다는 말이 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2024년 5월 7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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