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 ‘악의적’ 비난
MBC 뉴스데스크가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무려 리포트 10개를 동원해 보도했다. 리포트 개수와 비중 모두 다른 지상파 방송들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런데 그 많은 리포트 대부분을 MBC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채웠다. 기사 제목부터 시비조였다. ‘..자화자찬·동문서답’ ‘..답 비켜가’ ‘..묻자 머뭇..’ ‘..핵심 비켜 가는 대답’
성장경 앵커는 이렇게 방송했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자화자찬 위주였고, 기자들의 질문에는 동문서답이 많았다.” “질문에 걸맞은 답이 아니었다.” “답변은 핵심을 비켜갔다.”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인의 기자회견을 이렇게 평가해도 무례하다 비판받을 것 같다.
기자들 역시 악의가 느껴졌다.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윤 대통령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구승은 기자)” “답변은 길었지만, 핵심은 비켜갔다. (김민찬 기자)” “듣고 싶은 걸 제대로 답하지 않았고, 더 물을 수도 없었던 기자회견이었다. (강연섭 기자)”
MBC 기자들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는 문재인 전 대통령 때 보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2019년 1월 10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리포트 3개를 방송했다.
[文 “고용부진 가장 아프다”‥‘혁신성장’으로 성과]
[“北美 회담 가까워졌다”‥김정은 답방은 그 후]
[‘각본없는 90분’ 대통령 직접 진행…野 “독선만 확인”]
이재은 앵커는 “기자들의 질문 경쟁은 여전했고, 간간이 웃음도 흘러 나왔다. 회견이 끝난 뒤 보수 야당은 문 대통령의 몽상과 독선만 확인됐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야당이 엉뚱한 비판을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리포트 첫 문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악화된 고용상황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됐다”였다. 세 개의 리포트 어디에도 악의적인 표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날 대형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가 이렇게 물은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정책 기조를 바꾸시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이 질문을 모욕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결국 김예령 기자가 사표를 냈고, 경기방송은 문을 닫았다.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가 기자회견 질문을 문제 삼아 방송사 하나를 폐방시켰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도 MBC가 이를 비판했다는 기억이 없다.
그런 MBC는 지금 언론자유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 후퇴했다고 대서특필한다. 그러면 소속 기자가 귀에 거슬리는 질문을 한 방송이 폐방된 것은 언론이 자유로워서 그랬던 것인가. 언론 자유가 후퇴했다는데 대통령 발언을 난도질하는 방송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그것도 묻고 싶다.
2024년 5월 10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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