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는 사라지지 않는다. 매각될 뿐이다.
MBC 뉴스데스크가 5월 30일 TBS 상황에 대해 보도했다. 조현용 앵커는 ‘TBS 직원들이 방송 중단만은 막겠다며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는 리포트에서 폐국 반대를 외치는 직원들 집회 장면과 “TBS를 폐국으로 몰고 있다”는 민변 간부의 주장을 방송했다. MBC 뉴스만 보면 누가 TBS를 강제로 폐쇄하고 청취자들은 라디오방송 하나를 잃을 것만 같다.
그러나 TBS는 문을 닫는 게 아니다. 매각작업이 한창 진행 중일 뿐이다. MBC 이지은 기자는 “새 주인을 찾기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보도했지만, 실제상황은 그게 아닌 것 같다. 다른 언론사 기사를 보면 매수 희망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한겨레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천명했고, 국민일보 MBN TV조선 서울신문 이름도 오르내린다. 언론사가 아닌 일반 기업들도 몇 곳 거론된다. 잘만 경영하면 TBS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TBS의 95.1㎒를 황금주파수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도 지금 TBS 재정은 왜 그 모양인지 모르겠다. 올해 서울시에서 92억 원을 받았는데 20억 원만 남아 두 달 버티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TBS 직원들의 폐국 반대 주장은 사실 서울시민들의 세금을 더 달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서울시가 1990년 교통방송을 개국한 목적이 ‘세금 먹는 하마’가 되라는 건 아니었을 텐데, 뭔가 잘못되었다.
더구나 TBS는 공영방송이면서도 극단적인 편파보도로 지탄을 받았다. 보도의 편파성은 TBS 직원들조차 인정하는 사실이다. 다양한 정치 성향의 시민들 세금에 의존하는 방송이 특정 세력의 선전도구 역할을 하고도 그 조직을 계속 유지하려니 돈을 더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좀 몰염치하지 않은가.
TBS가 효율적이고 공정한 방송으로 개혁돼 국민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MBC 뉴스에 나온 TBS 직원들 구호가 “TBS 정상화로 시청권을 보장하라”였으니 조직 이기주의를 버리고 시청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MBC가 리포트 제목을 ‘가족 생계 위협’으로 붙인 것처럼 TBS 직원들 이익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MBC 보도가 과연 TBS의 정상화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방해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이유이다.
2024년 5월 31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