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박태서 공보수석 임명을 철회하라
국회의장 비서실이 구성되었다. 정무, 정책, 공보, 메시지의 4 수석 체제로 개편했다고 한다. 국회의장이 균형감 있게 입법부를 이끌어 가기 위해 자신과 합이 맞는 보좌진을 구성하는 것은 그의 고유 권한이며 뭐라 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귀를 의심케 하는 인선이 있었다. 공보 수석에 박태서 전 KBS 시사제작국장을 임명한 것이다. 설마 했지만 실제로 그리했다.
박태서가 누구인가. 박태서 리스트의 당사자가 아닌가. 2017년 KBS에서 적폐청산을 내건 홍위병 난동이 극에 달할 때 그 선두에 서서 이른바 적폐 청산 대상자를 지목하고 저격한 이가 아니던가. 2017년 9월 21일 박태서는 KBS 사내 게시판에 총파업에 불참한 간부 직원 78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당신은 뉴스를 지킨다는 변명 아래 고대영 사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며 공개 비난하고, ‘파업에 중립은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보직을 던지고 내려와 사장 퇴진 투쟁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사실상 대중의 힘으로 협박했다.
이들이 추진한 고대영 사장 퇴진은 방송장악 문건에 기초한 불법 행위이었음이 지난 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되었지만, 2017년 당시 박태서가 지목했던 78명 가운데 대다수는 보직 박탈을 당하거나 방송문화연구부, 인재개발부, 심의실 등 한직으로 밀려났고 징계 당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가 작동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그해 8월 민주당의 워크샵 행사에 등장한 ‘방송 장악 문건’이 제시한 프로세스와 일치한다.
박태서는 2022년 퇴사하면서 SK그룹의 홍보담당 임원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K그룹이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그를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불발되었다. 민간 기업도 블랙리스트 관련자를 채용하는 것에 도덕적 정치적 부담을 느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 박태서를 대한민국 국회의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근거리에 두려고 하는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묻는다. 박태서를 국회의장 비서실의 공보수석에 임명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와 함께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공영방송의 정수리를 움켜쥐고 있는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기자 피디들과 협력하여 도대체 어떤 그림을 만들어내려고 하는가. 이번에는 또 어떤 블랙리스트인가
우리는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의 최근 행보를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회의장에 취임하기도 전에 몸소 민주노총 언론노조 사무실을 찾아가 `국회의장 후보-언론현업단체장 방송 3법 재입법 등 언론개혁 간담회’를 가졌다. 균형감 있게 국회를 이끌어가야 한 국회의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현업단체를 만난 것도 문제지만, 그 내용은 더욱 기가 막힌 것이었다. 그들은 여야 의견 차이가 현격한 방송3법 개정안의 통과를 공조할 것을 합의했는데, 이 ‘도원결의’를 통해 방송 현업단체들은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 각각 2장씩을 날름 받아먹었고,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은 그의 친정인 민주당의 정치적 이익에 부복하였다. 정치인과 현업단체가 서로의 이권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우리는 좌편향 권언유착의 현장을 본다.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친 민주노총 언론노조 그룹과 정치권의 밀월,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미심쩍은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는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장악에 첨병 역할을 수행한 박태서를 공보수석이라는 자리에 올렸는데, 이것은 국회의장이 방송장악을 사후 인준하고 앞으로도 계속 공영방송 장악의 배후에 서겠다고 국민 앞에 선언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는 이번 사태를 방송장악 시즌1의 일등공신을 앞세워 방송3법 재개정 등 방송장악 시즌2를 완성하려는 시도로 규정한다. 우원식 국희의장에 요구한다. 당장 박태서 임명을 철회하라.
2024년 6월 16일
사단법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