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민 세금 340억 원이 투입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정연주)가 손을 놓고 있다. 공영방송 사유화가 밤 낮 구분 없이 광분한 듯 벌어지고 있어도 방심위의 역할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현재 방심위는 장기간에 걸친, 광범위한 업무 해태와 편파 심의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전혀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가 기관 운영을 이따위로 할 수는 없다. 이러니 방심위 예산을 모두 회수하고, 아예 간판을 내리는 것이 낫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요즘 방송 사유화의 끝판을 보여 주고 있는 방송사는 단연 KBS다. 정부의 수신료 분리징수 움직임이 가시화된 6월 8일부터 지난 주까지 3주 동안 수시로 자사 입장을 강변하는 방송을 대대적으로 틀어대고 있다. 오늘 저녁엔 무려 80분 분량의 대형 특집 방송을 예고해 놓고 있다.
TV와 라디오의 메인 뉴스와 대담 프로그램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정규 프로그램을 긴급 대담 프로그램으로 대체까지 하고 있다. 국가적 재난 발생 때나 가능한 방송 편성을 KBS 경영진 지키기에 올인하고 있는 행태다.
수신료와 공영방송의 가치라는 미명 아래 ‘김의철 KBS 사장, (정부가)수신료 분리징수 철회하면 사퇴하겠다’, ‘분리징수 ‘온라인 투표`로 충분했나?’, 수신료 변경 근거 합당한가? ‘방통위 TV수신료 분리 절차 서둘러, 방통위 3인 체제 신속처리?’, ‘숙의 없이 홈페이지 여론조사만으로`,
‘KBS 시청자위원회 분리징수 철회 촉구’, ‘방통위 수신료 분리징수 착수 정당성 논란 유감, 숙려도 합의도 없었다.’, ‘언론노조 김효재 이상인 방통위원 고발` 등 KBS 경영진의 일방적인 입장을 국민들에 쏟아 붇다 시피하고 있다.
KBS 문제는 두 가지이다. 먼저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 KBS를 경영진이 사유화한 것이다. 경영진은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등 산적한 국가적 현안보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훨씬 더 중시하고 있다. 어느 국민이 이런 이기적인 보신 행태에 동의하겠는가? 정신 나간 짓이다. KBS가 이따위 저급한 욕심을 키울수록 국민 반감만 더욱 커질 뿐이다.
방송 내용과 형식도 문제투성이다. 온갖 편법을 망라해 출연자 선정 불균형, 프레임 왜곡, 편파 진행, 불공정 보도를 일삼았다. 공영방송 사유화의 끝판왕이라 할만하다.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자사 홍보 방송 속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국민이 왜 수신료 분리 징수를 요구하는지, 또 정부는 왜 수신료 분리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지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수신료 분리 징수 여론의 기폭제가 되었던 민주당 성역화 방송, 편파 왜곡 조작 방송에 대한 반성과 개선 의지는 전무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KBS다.
편파 왜곡 조작 보도로 악명 높은 MBC에서도 공영방송 사유화 현상이 뚜렷하다. 내부 제보를 바탕으로 MBC 감사가 이뤄지던 지난 5월 26일, MBC 경영진이 자사 메인 뉴스를 통해 감사원 감사의 부당성과 감사 거부 이유를 장황하게 주장했다. MBC 간판 뉴스데스크는 모든 중요 뉴스를 뒤전으로 미루고 자사에 대한 감사 거부 주장을 담은 5꼭지 보도를 톱에 올렸다. 그것도 부족했던지 스튜디오 진행자가 회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입장문을 직접 읽었다. 시청자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이튿날 MBC는 자사 뉴스에서 공언한 대로 감사 거부 소송을 법원에 냈으나, 지난 6월 15일 법원으로부터 기각 당했다. MBC 경영진의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사필귀정이다.
이들 방송사는 모두 현행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 방송심의 규정 제9조 제4항는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라디오방송의 청취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오도하여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럼에도 방심위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두 손을 놓고 있다. 국가 사무를 이따위 식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우리는 방심위에 요구한다.
긴급 특별 심의를 당장 개최하라!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KBS, MBC의 방송 사유화에 대해 엄중 심의하고 중징계하라! 방심위가 또다시 심의를 거부할 경우, 감사원은 방심위를 추가 감사하고, 엄중 문책하라!
2023년 6월 26일
공정언론국민연대
<참여단체>
공정미디어연대, KBS노동조합, KBS 공영노동조합, MBC 제 3노동조합, 연합뉴스 공정보도노동조합, 바른언론인모임, 공정방송을걱정하는 시민의 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문화미래포럼,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방송감시단, 한강사랑시민연대,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행ㆍ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 NGO 연대, 한국도농상생연합회, 경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한국문화공연예술연구소. 유튜버 젊은 시각. 국민 희망네트워크, 대안 연대. 더프리덤타임즈. 미디어미래비전포럼. 한국다문화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