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방영된 KBS 1TV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 - 오염수 방류 임박, 후쿠시마를 가다`편 방송 화면 캡처.
KBS 1TV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이 4년 만에 재개한 방송에서 `삼중수소 함유량` 등 과학적 근거는 도외시한 채 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반대 의견을 집중 부각하는 편파방송으로 국민의 불안감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상임운영위원장 최철호)는 지난 9일 배포한 성명에서 "지난 7일 방영된 `추적60분 - 오염수 방류 임박, 후쿠시마를 가다`편은 편파적인 내용들로 가득찬 `후쿠시마 괴담 부추기기용`이었다"고 혹평을 가했다.
공언련은 "이날 방송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물질 저장 지역 방문 △현지 주민 반발 △2011년 오염 물질 유출 후 도쿄전력의 부실 대응 △도쿄전력 과거 근무자 증언 △오염 처리수가 안전하다는 전문가 증언 △한국 어민 반발 △IAEA 보고서의 무책임성 등으로 구성됐는데, 이번 사안과 관련해 당연히 제기될 수 있는 의문들은 모두 외면하고 불안감 조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먼저 공언련은 "추적60분은 후쿠시마 지역 주민과 한국 어민들의 불안감, 양국 환경 단체들의 반발 등은 충실히 소개한 반면, `오염 처리수가 안전하다`는 과학자의 주장이나 관련 자료는 단순 언급에 그쳤다"며 양측의 주장이 불균형적으로 담겼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추적60분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반대 주장이 사실상 괴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모조리 누락했다"며 "이처럼 과학자나 관련 자료 앞뒤로 어민들의 불안과 반대 의견을 집중 배치해 과학적 주장의 설득력을 현저히 떨어뜨린 것은 전형적인 편파·왜곡방송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 공언련은 "추적60분은 일본 정부의 권유로 후쿠시마 사고 지역에서 주민들이 거주하는 모습을 소개한 뒤 오염 물질이 따로 저장돼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현장의 높은 방사능 오염 수치를 수차례 반복·강조하면서도 △일본 정부가 사고 후 언제부터 이 지역으로 국민의 이주를 권유하고 있는지 △주민들이 사용하는 물이나 산과 바다에서 채취되는 자연 생산물의 방사능 오염 수치는 어느 정도인지 △거리를 오가는 주민들은 왜 멀쩡한 모습으로 생활하는지 등, 기본적인 의문들에 대해서는 전혀 취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나아가 △일본 동쪽에 위치한 후쿠시마 인근의 도쿄·오사카, 일본 북부와 남부, 일본 서부 지역의 수산업 종사자들이 2011년 사고 이후 실제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오염 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이 지역이 왜 조용한지 등도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방송은 부실 취재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세 번째로 공언련은 "추적60분은 `방사능 처리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인터뷰 답변을 한 주민의 등 뒤로 현지 어민들이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펄쩍펄쩍 뛰는 활어들을 다량으로 잡아 올리고 있었음에도 △이 생선은 누가 먹는지 △어디로 보내지는지 △2011년 사고 후 지금까지 이 지역 어류의 방사능 오염 정도는 조사한 적이 있는지 △있었다면 결과는 무엇인지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이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활발하게 수산물을 채취하고 있는 것은 이 어류를 일본 국민이 먹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사고 지역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추정한 공언련은 "제작진은 이런 당연한 의문들을 모두 외면하고 불안감만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네 번째로 공언련은 "△앞으로 오염 처리수가 방류되면 수산물 채취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후쿠시마 전 지역 어민들의 생산활동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부실하게 오염수 정화작업을 할 것인지 당연히 의문이 드나, 여기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오염수가 바다를 넘어와 한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문제에 앞서, 1억3천만명에 달하는 일본 국민에게 매일 공급되는 엄청난 양의 수산물이 방사능 오염 물질에 노출되도록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를 부실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면서 "이러한 점에 대해서도 추적60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공언련은 다섯 번째로 "추적60분이 이왕 해외 취재에 나서면서, 미국은 왜 빠뜨렸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는 일본의 동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해류 흐름상 오염수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먼저 도착한 뒤, 4~5년 후 한국으로 되돌아온다고 한다"고 설명한 공언련은 "따라서 오염수가 한국보다 먼저 도착하며, 세계적으로 식품 안전 기준이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국민이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잠잠한 이유를 많은 국민은 궁금해 한다"고 강조했다.
공언련은 여섯 번째로 해당 프로그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들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후쿠시마 원전 누출에 따른 오염 물질은 2011년 사고 당시, 아무런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엄청난 양이 누출됐다"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삼중수소`는 지금보다 무려 3만 배나 더 많은 양이, 아무런 오염 물질 제거 과정 없이 누출됐지만, 대한민국 앞바다에서는 지금까지 유의미한 삼중수소 함유량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소개했다.
"△2011년 이후 매년 정부와 유관기관이 한국 앞바다에서 후쿠시마로부터 오는 바닷물의 오염 정도를 조사하고 있는데, 유의미한 오염 수치가 발견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국 앞바다에서 어획된 생선을 먹고 방사능 관련 질환에 걸린 한국인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공언련은 "이쯤 되면 이 방송의 의도가 명백해진다"며 "진실 확인이 아니라, 특정 정치 세력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의혹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일곱 번째로 공언련은 추적60분이 `소금 사재기`와 `소금값 인상` 문제를 소매업자들의 인터뷰 등으로 소개했으나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장마철을 앞둔 계절적 요인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대대적인 태양광 사업 추진으로 전남 지역 염전의 30%가 태양광 사업으로 전환해 생산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한 요인이며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 여론이 부분적으로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추적60분은 이러한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덟 번째로 공언련은 "추적60분은 IAEA 보고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의 직접 조사를 언급하면서도 △정작 미국·프랑스·스위스·한국 4개국의 참관 하에 시료 채취와 분석이 이뤄졌고 △분석은 각국이 각각 따로 실험했으며 △결과가 모두 동일했다는 내용은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공언련은 "추적60분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는 IAEA가 자신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의례적인 표현을 한 것을 두고, 조사의 신뢰도에 큰 문제가 생긴 것처럼 반복해서 강조했다"고 밝혔다.
"IAEA는 원자력 안전과 보안, 핵무기 확산 방지 등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유엔 전문기구"라며 "이런 기구의 성격 때문에 분쟁의 한 쪽 당사자 입장에 서서 어떤 재정적·정치적 책임을 질 위치에 있거나 그런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한 공언련은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의례적인 표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공언련은 "이런 표현과는 별도로 IAEA 보고서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향후 이 단체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할 것이고, 이 단체와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전문가들은 국내외적으로 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IAEA가 지금까지 국제 사회에서 수많은 핵·방사능 관련 검증 작업에 참여하고 보고서를 냈지만, 신뢰성과 객관성에서 문제가 된 적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내용 역시 추적60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