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징역3년 구형’ MBC만 14번째 꼭지..의미는?
MBC가 ‘민주당 방송’임을 재확인하는 뉴스였다. 어제 뉴스데스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검찰이 3년 징역형을 구형한 소식을 놀랍게도 14번째 꼭지로 미뤘다. 광적인 편파를 또 한 번 자랑했다.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의 여러 재판 가운데 검찰과 법조계에서 가장 명백한 위법성으로 실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사안이다.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등 자리를 지키는 이 대표의 운명과 대한민국 정치판의 물줄기를 바꿀 중요한 사안인데 MBC만 애써 외면했다.
KBS는 톱뉴스 3꼭지로 사안의 내용과 중대성을 자세히 소개했고, SBS도 역시 톱뉴스 2꼭지로 구형 사실과 사건 내용을 충실히 전했다. MBC는 날씨 뉴스보다도 후순위인 14번째에 달랑 1꼭지로 구형사실과 이 대표 측의 반응을 전했을 뿐이다. 감히 언급하기 싫은, 하고 싶지 않은 뉴스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게다가 내용 자체도 처삼촌 묘 벌초하듯 시늉만 냈다. 사건의 내용도 고작 2줄로 정리한 게 전부였다. 증인에게 위증을 교사하는 듯 한 이 대표의 당시 녹음 음성을 직접 소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MBC는 대신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특검 관련 소식을 톱뉴스로 내보냈다. 우리는 MBC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등 정권탄핵으로 향하는 민주당의 빌드업 과정에 적극 복무하고 공로를 인정받겠다는 것이리라. 작금에 더욱 악랄해지고 노골적으로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은 MBC를 민주당과 운명공동체로 만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엄밀하게 말하면 박장호 보도본부장, 박범수 국장, 박재훈 센터장 3박 씨를 중심으로 한 보도수뇌부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맹세인 셈이다.
이런 식이니 민주당으로선 MBC의 경영진을 지켜주기에 사활을 걸 법도하다. 의도적인 방통위원 선임회피와 방통위원장 연쇄 탄핵 등 온갖 꼼수와 비상식적 수단을 동원하는 게 바로 이렇게 충성스런 ‘민주당 방송’을 지켜주기 위함 아니겠나. 앞으로 예정된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다.
3년 여 전, 2021년 7월 21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른바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2년 징역형이 확정됐을 당시에도 모든 언론이 톱뉴스로 다룰 때 MBC만 남의 나라 얘기처럼 15번째 순서에 날씨 뉴스보다 후순위에 이 소식을 한 꼭지로 전한 바 있다. 노골적이고 광적인 편파성으로 언론계에서 비웃음거리가 됐고 지금도 편파 편집의 대명사처럼 회자된다. (심지어 안형준 사장도 사장 선임과정에서 마치 양심적인 언론인인 양 이 문제를 정색하고 지적한 바 있다. 기억하시리라)
우리는 이재명의 14번을 김경수의 15번과 함께 기록하겠다. 일부 정치 세력에게 처절하게 이용만 당하고 결국 철퇴를 맞은 TBS의 비극도 함께 기억한다.
2024.10.1.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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