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컨퍼런스 없앤 예산으로 파격적인 출장 보내"
공언련 "정 위원장 임명 후 `편파 심의` 극에 달해"
|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병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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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지부가 24일 정연주 방심위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021년 8월 방심위원장에 임명된 이후 벌써 세 번째로 언론노조 소속 지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을 상대로 비난 성명을 지속해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정 위원장의 무관심과 불공정한 인사로 저연차 직원들이 줄퇴사하고 있음에도 이런 고충은 외면하고 선심성 사업 챙기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방심위 지부는 "A 직원이 팀장과의 마찰로 인사 이동을 요구했는데 묵살당하고 자진 퇴사하니 진상규명은 하지도 않고 마지못해 몇몇 팀장들의 전보인사를 단행했다"며 "상황 파악도 못 하고 대처도 미숙한 사람은 조직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위원회 창립 이후 지속되던 대규모 연례행사인 국제 컨퍼런스를 없애고, 그 예산으로 파격적인 직원 출장을 보냈다"며 "위원회 구성원의 의견 수렴이나 합의도 없이 위원장과 일부 간부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방심위 지부는 2022년 2월 첫 성명서에서 정 위원장이 조직문화 파열과 직원 간 극명한 불협화음을 야기했다며, 이듬해 3월엔 줄 세우기 인사와 폐해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 이광복 방심위 부위원장 등 임원진들이 잦은 회식과 함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조작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는 정 위원장 임명 이후 방심위의 편파 심의가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공언련은 2022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5개 공영언론사(KBS, MBC, YTN, 연합TV뉴스, TBS)에서 발생한 편파·왜곡 조작 등 불공정 방송 사례 340여건을 적발하고 방심위 제재를 요청했지만 단 4건만 처리됐다고 공개한 바 있다. 4건 중 2건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2건은 아무런 법정 제재 효과가 없는 단순 권고로 처리했다.
공언련은 "방심위가 특정 정파에 장악돼 편향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이런 사태를 더 방치할 수 없다"며 지난 5월 방심위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해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다.
공언련은 "방심위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도 받지 못하는 인물이 어떻게 주요 국가기관의 장이 될 수 있었는지 개탄스럽다"며 "정 위원장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